22일 오후 서울 경희대 캠퍼스 본관 앞 분수대. 몽골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 4인조 그 룹 ‘립스틱’ 리더인 델 게르마(19)양은 카메라 앞에서 능숙한 포즈를 선보였다. ‘립스틱’은 2000년 초 데뷔한 뒤 CNN ‘스타월드’ 프로그램에 ‘아시아의 스파이스 걸스’로 소개되는 등 국제적인 명성 을 얻은 몽골 그룹.
오랜 만의 사진 촬영에 조금 어색해 하던 평범한 학생복 차림의 게르마양은 곧 “예쁘게 찍어달라” 며 연예인의 ‘끼’를 드러냈다. 빼어난 미모와 4인조그룹 경력이 알려지며 국제교육원에서 얻은 별 명이 ‘몽골 핑클’.
게르마양은 지난 9월부터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1년6개월 과정의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 해 6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 미용대회’에 초청 가수로 한국을 처음 온 뒤 바쁜 해외공연 일정 틈 틈이 한국을 5번이나 방문했다. 게르마양은 “한국인은 악기와 민속음악, 외모까지 몽골인과 무척 비슷하다”며 “특히 남녀노소 모두가 친절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게르마양은 몽골 국립 오페라단의 아코디언 연주자로 대학교수 등으로도 활동한 아버지 첸드 자 부(62)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5살 때 처음 무대에 선 뒤 8살 때는 TV방송 에 데뷔했고, 14살 땐 러시아·몽골 접경도시 칼미크의 ‘몽골족 음악대축제’에서 1위를 차지한 ‘음 악 신동’이다. 기타와 피아노를 능숙하게 다루고 몽골 무용음악학교(12년제 초·중등과정에 해당) 에서 익힌 몽골 가야금 ‘야타크’ 실력은 전문가 수준.
게르마양은 “처음엔 ‘매운’ 한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번 겨울 몽골로 돌아가 한국 활동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게르마양은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의 음악을 접해 봤지만 한국 가요가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어 실력이 쌓 이면 내년쯤 한국에서 음반도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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